택시 (TAXI)

많은 택시들이 여전히 장거리만 고집하는 이유,  합승을 요구하는 이유는 운전기사들이 먹고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가 이처럼 어려워 졌는데도 택시는 너무 많고 연료비는 지나치게 올랐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는 '장거리를 뛰어야' 하고 자잘한 법은 다 무시하고 '달려야'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서울시내 하루 택시 운행량은 약 5만500대로 버스(7500대)의 6.8배에 달한다. 택시 공급이 왜 이처럼 많이 늘어났을까. 이유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직장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1997 년 서울시내 택시가 6만 8천여 대였으니 근 10여 년 사이에 이런 이유들로 서울시내에만 약 4천여 대의 택시가 늘어난 셈이다. 반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점차 택시 이용객수는 줄어들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1년 택시 이용객수는 97년 12억3700여 만 명에서 지난 2004년에는 9억1천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공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자연 기사에게 돌아오는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쟁과열에 더해 비용도 늘어났다. 연료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1.5배 정도로 올랐다.
LPG 수입업체는 이번 달에도 공급가격을 리터당 100원 가량 올려 올해에만 세 번째 인상을 단행했다. 휘발유가격이 리터당 1300원대로 떨어진 마당에도 LPG 값은 1130원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4만 원가량 하던 원료비가 지금은 5만 원을 훌쩍 넘는다. 연비로 보면 1리터 주유에 휘발유 차량은 12km 정도를 달리지만(중형차 기준) LPG 차량은 채 8km를 못 간다. 이미 LPG 차량 운전자가 더 손해를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서울의 경우 사납금(회사택시 기사가 회사에 매일 지불해야 하는 돈)이 약 9만6000원 선이다. 돈을 벌든 못 벌든 무조건 내야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 LPG충전요금은 전액 지원하지 않는다. 보통 25리터 정도만 지원한다. 나머지는 운전자가 넣어야 한다"

LPG 25리터를 충전하는 데 대략 3만 원가량이 든다. 하루 12시간 일하는 기사의 경우 하루 보통 1만 원 이상을 자기 월급에서 추가로 기름 값으로 지출해야 한다. 이렇게 지불해도 기사가 돈을 많이만 벌 수 있다면 큰 타격은 없을 듯도 싶다. 과연 택시기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벌까.

길가에 줄지어 서 있는 택시는 주요 언론의 단골 보도메뉴 중 하나

보통 회사택시 기사들은 한 달을 반으로 쪼개 절반은 낮 12시간, 절반은 야간 12시간 동안 근무한다. 기름 값, 밥값 등을 따져보면 낮에 일하는 동안에는 사실상 자기 돈을 보탠다. 밤에 일하는 동안 바짝 벌어야 낮조로 일하면서 생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낮조는 하루 1만 원 정도 적자다. 밤조로 뛰면 운 좋을 때 5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

"하루 2교대로 26일 만근하면 보통 110~130만 원 정도를 번다. 그런데 야간조로 뛸 때 세우는 손님 아무나 다 태워서 가자는 데로만 가면 여기서 15만 원 정도는 더 빼야 한다. 야간에 장거리, 합승을 해야 이익이 많이 남는다.

택시기사들도 손님 태우지 않을 때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그렇지만 사납금을 일정액 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오전반은 매일 5000원에서 1만 원 정도 손해를 본다. 그걸 야간반, 그것도 밤 12시부터 2시 사이에 다 메워야 한다. 한달중 절반정도를 하루12시간 열심히 일을 하고도 오히려 자기돈을 보태야 하는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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